추억을 아름답게 돌이킬 수 있는건.. 주변에 숨어 있는 망각들 때문이 아닐까?
평점 : ★★★★
기억은 지워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첫만남의 설레임이 영원할 순 없을까요?
평범하고 착하지만 어딘지 소심한 남자 조엘과 화끈한 기분파지만 따뜻한 여자 클레멘타인. 둘은 서로 다른 성격에 끌려 사귀게 되지만, 서로에게 이끌리게 했던 그 성격 때문에 점점 지쳐간다.
가슴 아픈 사랑의 기억… 지우시겠습니까?
심한 말다툼 후, 조엘은 클레멘타인에게 사과를 하러 찾아가지만, 클레멘타인은 마치 조엘을 처음 본 사람처럼 냉담하게 대한다. 상처받은 기억만 지워준다는 라쿠나 사에서 그녀가 자신과의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조엘은 절망에 빠져 자신 역시 그녀에 관한 모든 기억을 지우기 위해 라쿠나를 찾는데…
그녀를 지울수록 그녀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하지만 하나 둘 그녀와의 기억을 지워갈수록, 그녀의 머리색깔도, 그녀의 웃음도… 그녀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기만 하고,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 그리고 첫 키스, 첫 데이트, 첫만남까지 행복했던 순간들이 눈앞에 살아 나는데…
이렇게 우리의 사랑은 지워지는 걸까요?
첫만남의 설레임이 영원할 순 없을까요?
평범하고 착하지만 어딘지 소심한 남자 조엘과 화끈한 기분파지만 따뜻한 여자 클레멘타인. 둘은 서로 다른 성격에 끌려 사귀게 되지만, 서로에게 이끌리게 했던 그 성격 때문에 점점 지쳐간다.
가슴 아픈 사랑의 기억… 지우시겠습니까?
심한 말다툼 후, 조엘은 클레멘타인에게 사과를 하러 찾아가지만, 클레멘타인은 마치 조엘을 처음 본 사람처럼 냉담하게 대한다. 상처받은 기억만 지워준다는 라쿠나 사에서 그녀가 자신과의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조엘은 절망에 빠져 자신 역시 그녀에 관한 모든 기억을 지우기 위해 라쿠나를 찾는데…
그녀를 지울수록 그녀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하지만 하나 둘 그녀와의 기억을 지워갈수록, 그녀의 머리색깔도, 그녀의 웃음도… 그녀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기만 하고,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 그리고 첫 키스, 첫 데이트, 첫만남까지 행복했던 순간들이 눈앞에 살아 나는데…
이렇게 우리의 사랑은 지워지는 걸까요?
“사랑”, 지우시겠습니까?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때론 사랑보다 사랑했던 기억 때문에 괴로운 순간들이 있다. 영화 <이터널 션샤인>은 이런 사랑의 상처, 아픔 등 특정한 기억만 지울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사랑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귀여운 상상력을 담은 영화다.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미셸 공드리는 7년 전 런던에서 예술가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절대 그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 즈음 뮤직비디오와 CF계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찰리 카우프만의 <존 말코비치 되기> 시나리오를 우연히 읽고, 언젠가 찰리 카우프만과 함께 영화를 만들 것을 꿈꾼다. 그리고 미셸 공드리는 그의 꿈이었던 찰리 카우프만을 만나 데뷔작 <휴먼 네이처>를 공동집필하고,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이후 시나리오에만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공 들인 작품이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다.
상상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셸 공드리 감독과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 두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된 <이터널 선샤인>의 가장 큰 매력은 이제껏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감성의 멜로 영화를 창조시켰다는 점이다.
첫만남의 설렘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사랑의 딜레마다. 풀리지 않는 사랑의 영원한 숙제를 풀어줄 것 같은 이 특별한 기억 삭제는 그러나 단순한 영화적 상상력에서 기인한 설정을 뛰어넘는다. 사랑의 기억은 최근의 기억부터 사라진다. 기억을 지우고 싶게 만들었던 최근의 기억,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가면 어느덧 소중한 순간들이 되살아난다. 기억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사람들이 왜 서로에게 끌리는지, 왜 사랑에 빠지는지, 왜 시간이 지나면 서로에게 소원해지는지를 한편으로는 유쾌하게,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게 알려주는 <이터널 선샤인>은 이 때문에 사랑하면서 만나게 되는 눈물, 상처, 웃음, 행복 등 사랑에 관한 모든 순간과 과정을 하나하나 되새기게 만드는 깊은 감동이 녹아있다. 또한 불안정한 인간의 관계와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 기억이 지워져도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희망 또한 저버리지 않는다.
사랑의 처음과 끝, 그리고 플러스 알파까지 담긴 <이터널 선샤인>. 이 영화야말로 그 동안 너무도 보고 싶었던 진정한 러브스토리라는 제작자 브레그만의 말처럼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11월, 진짜 사랑이야기의 가슴 깊은 여운을 가득 전할 것이다.
미소 지을 수밖에 없는 그와 그녀… 그리고 우리의 모습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엘리야 우드 등 각자의 독특한 매력으로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터널 선샤인>을 위해 모두 모였다. 이들 배우의 공통점은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모두 출연료와 비중에 관계없이 곧바로 역할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해 수많은 헐리웃 스타들이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의 합작품이라는 점 만으로도 출연을 원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자랑하는 <이터널 선샤인>에 그들이 모두 합류한 것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었다.
코미디의 귀재 짐 캐리는 소심하고 연약하지만 정이 넘치는 조엘로, 우아한 <타이타닉>의 숙녀 케이트 윈슬렛은 천방지축 기분파지만 따스한 클레멘타인 역으로 기존에 선보였던 서로의 이미지 정 반대편에서 연기한다. 커스틴 던스트와 엘리야 우드는 각각 매리와 패트릭으로 분해 비록 조연이지만, 비밀스런 사랑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사랑에 대한 또 다른 깨달음을 선사하는 중요한 역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모든 배우가 자신의 타입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이터널 선샤인>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이들 배우에서 출발한다.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아픈 사랑의 기억 삭제라는 설정과 그 과정은 우리와 너무 닮은 모습으로 사랑에 기뻐하고, 아파하고, 미소 짓고, 눈물짓는 각각의 조화로운 캐릭터와 그 안에 완벽하게 녹아 든 배우들의 연기 덕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어느새,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함께 울고 웃게 만든다.
올 가을,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모든 연인 속에서 조엘, 클레멘타인, 매리, 패트릭은 우리 자신의 모습과 어우러져 <이터널 선샤인>의 사랑을 더욱 특별한 선물로 남겨줄 것이다.
Production Note
장르의 구속을 거부한 가장 창조적인 러브스토리
<이터널 선샤인>은 ‘뇌사 상태에 빠진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물에 대한 카우프만의 멋진 힐책’이라는 뉴욕포스트의 평처럼 기존에 봐왔던 여느 러브스토리와 다른 새로움이 가득한 영화다.
그러나,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기억 삭제라는 소재를 가장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로 탈바꿈시킨 것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마치 일어나는 일처럼 현실감을 더한 촬영방식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결합한 결과다.
데뷔작 <휴먼 네이처>에서 인공적인 셋트를 통해 환경을 통제한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터널 선샤인>의 경우에 반대로 접근한다. 몬타우크 해변과 웨인스콧의 저택, 브룩클린의 바, 메디슨 스퀘어 공원, 찰스 강, 125번가 지하철 역 등 뉴욕의 명소는 모두 셋트가 아닌 뉴욕에서 실제로 촬영되었다.
‘특수효과는 적게, 하지만 스펙타클하게’를 모토로 한 감독은 그가 연출한 뮤직 비디오와 CF 촬영에서 사용했던 카메라 트릭 역시 최대한 자제했다. 클레멘타인과의 아픈 사랑의 기억을 삭제하는 조엘의 기억 속 어린 시절 부엌 테이블 장면은 CG나 카메라 트릭이 아닌 초창기 영화촬영법을 응용한 것이다. 테이블의 크기를 뒤로 갈수록 커다랗게 제작하고, 가구들 역시 마찬가지로 만들어 앞쪽에 서있는 케이트 윈슬렛보다 짐 캐리가 상대적으로 어린아이처럼 작게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만들었다.
또한, 라쿠나의 기억제거장치는 말기 뇌종양 환자들의 뇌스캔에 사용되는 장치를 응용해 낯선 첨단과학장비처럼 보이지 않도록 유도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은 관객들이 장비 같은 곳에 현혹되기 보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따라가기를 원했고, 이 때문에 라쿠나社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흔한 사무실 모습 그대로다.
리허설 없이 진행하는 독특한 촬영스타일은 짜맞춘 듯 준비된 연기보다는 배우들의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그대로 흡수해 한층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다. 하워드 박사 역의 베테랑 연기자 톰 윌킨슨은 처음엔 부담스러웠던 촬영방식이 나중에는 해방감을 안겨주기까지 했다고 전한다.
현장상황에 따라 시각적, 정서적으로 새로운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독특한 연출법은 촬영지 인근에서 펼쳐진 한 서커스단의 코끼리 퍼레이드에 모든 스텝과 배우들이 갑자기 달려가게 만들기도 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나눈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 중 하나가 뉴욕거리 한복판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촬영이었던 것이다.
장르의 구속을 거부한 스토리, 평범함을 거부한 창조적인 촬영방식, 그리고 매 테이크마다 자유롭게 각자의 연기역량을 펼친 배우들까지 완벽한 호흡이 함께 한 영화. 바로 <이터널 선샤인>의 사랑이 새로운 이유다.
때론 사랑보다 사랑했던 기억 때문에 괴로운 순간들이 있다. 영화 <이터널 션샤인>은 이런 사랑의 상처, 아픔 등 특정한 기억만 지울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사랑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귀여운 상상력을 담은 영화다.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미셸 공드리는 7년 전 런던에서 예술가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절대 그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 즈음 뮤직비디오와 CF계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찰리 카우프만의 <존 말코비치 되기> 시나리오를 우연히 읽고, 언젠가 찰리 카우프만과 함께 영화를 만들 것을 꿈꾼다. 그리고 미셸 공드리는 그의 꿈이었던 찰리 카우프만을 만나 데뷔작 <휴먼 네이처>를 공동집필하고,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이후 시나리오에만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공 들인 작품이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다.
상상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셸 공드리 감독과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 두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된 <이터널 선샤인>의 가장 큰 매력은 이제껏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감성의 멜로 영화를 창조시켰다는 점이다.
첫만남의 설렘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사랑의 딜레마다. 풀리지 않는 사랑의 영원한 숙제를 풀어줄 것 같은 이 특별한 기억 삭제는 그러나 단순한 영화적 상상력에서 기인한 설정을 뛰어넘는다. 사랑의 기억은 최근의 기억부터 사라진다. 기억을 지우고 싶게 만들었던 최근의 기억,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가면 어느덧 소중한 순간들이 되살아난다. 기억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사람들이 왜 서로에게 끌리는지, 왜 사랑에 빠지는지, 왜 시간이 지나면 서로에게 소원해지는지를 한편으로는 유쾌하게,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게 알려주는 <이터널 선샤인>은 이 때문에 사랑하면서 만나게 되는 눈물, 상처, 웃음, 행복 등 사랑에 관한 모든 순간과 과정을 하나하나 되새기게 만드는 깊은 감동이 녹아있다. 또한 불안정한 인간의 관계와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 기억이 지워져도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희망 또한 저버리지 않는다.
사랑의 처음과 끝, 그리고 플러스 알파까지 담긴 <이터널 선샤인>. 이 영화야말로 그 동안 너무도 보고 싶었던 진정한 러브스토리라는 제작자 브레그만의 말처럼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11월, 진짜 사랑이야기의 가슴 깊은 여운을 가득 전할 것이다.
미소 지을 수밖에 없는 그와 그녀… 그리고 우리의 모습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엘리야 우드 등 각자의 독특한 매력으로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터널 선샤인>을 위해 모두 모였다. 이들 배우의 공통점은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모두 출연료와 비중에 관계없이 곧바로 역할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해 수많은 헐리웃 스타들이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의 합작품이라는 점 만으로도 출연을 원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자랑하는 <이터널 선샤인>에 그들이 모두 합류한 것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었다.
코미디의 귀재 짐 캐리는 소심하고 연약하지만 정이 넘치는 조엘로, 우아한 <타이타닉>의 숙녀 케이트 윈슬렛은 천방지축 기분파지만 따스한 클레멘타인 역으로 기존에 선보였던 서로의 이미지 정 반대편에서 연기한다. 커스틴 던스트와 엘리야 우드는 각각 매리와 패트릭으로 분해 비록 조연이지만, 비밀스런 사랑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사랑에 대한 또 다른 깨달음을 선사하는 중요한 역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모든 배우가 자신의 타입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이터널 선샤인>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이들 배우에서 출발한다.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아픈 사랑의 기억 삭제라는 설정과 그 과정은 우리와 너무 닮은 모습으로 사랑에 기뻐하고, 아파하고, 미소 짓고, 눈물짓는 각각의 조화로운 캐릭터와 그 안에 완벽하게 녹아 든 배우들의 연기 덕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어느새,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함께 울고 웃게 만든다.
올 가을,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모든 연인 속에서 조엘, 클레멘타인, 매리, 패트릭은 우리 자신의 모습과 어우러져 <이터널 선샤인>의 사랑을 더욱 특별한 선물로 남겨줄 것이다.
Production Note
장르의 구속을 거부한 가장 창조적인 러브스토리
<이터널 선샤인>은 ‘뇌사 상태에 빠진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물에 대한 카우프만의 멋진 힐책’이라는 뉴욕포스트의 평처럼 기존에 봐왔던 여느 러브스토리와 다른 새로움이 가득한 영화다.
그러나,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기억 삭제라는 소재를 가장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로 탈바꿈시킨 것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마치 일어나는 일처럼 현실감을 더한 촬영방식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결합한 결과다.
데뷔작 <휴먼 네이처>에서 인공적인 셋트를 통해 환경을 통제한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터널 선샤인>의 경우에 반대로 접근한다. 몬타우크 해변과 웨인스콧의 저택, 브룩클린의 바, 메디슨 스퀘어 공원, 찰스 강, 125번가 지하철 역 등 뉴욕의 명소는 모두 셋트가 아닌 뉴욕에서 실제로 촬영되었다.
‘특수효과는 적게, 하지만 스펙타클하게’를 모토로 한 감독은 그가 연출한 뮤직 비디오와 CF 촬영에서 사용했던 카메라 트릭 역시 최대한 자제했다. 클레멘타인과의 아픈 사랑의 기억을 삭제하는 조엘의 기억 속 어린 시절 부엌 테이블 장면은 CG나 카메라 트릭이 아닌 초창기 영화촬영법을 응용한 것이다. 테이블의 크기를 뒤로 갈수록 커다랗게 제작하고, 가구들 역시 마찬가지로 만들어 앞쪽에 서있는 케이트 윈슬렛보다 짐 캐리가 상대적으로 어린아이처럼 작게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만들었다.
또한, 라쿠나의 기억제거장치는 말기 뇌종양 환자들의 뇌스캔에 사용되는 장치를 응용해 낯선 첨단과학장비처럼 보이지 않도록 유도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은 관객들이 장비 같은 곳에 현혹되기 보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따라가기를 원했고, 이 때문에 라쿠나社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흔한 사무실 모습 그대로다.
리허설 없이 진행하는 독특한 촬영스타일은 짜맞춘 듯 준비된 연기보다는 배우들의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그대로 흡수해 한층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다. 하워드 박사 역의 베테랑 연기자 톰 윌킨슨은 처음엔 부담스러웠던 촬영방식이 나중에는 해방감을 안겨주기까지 했다고 전한다.
현장상황에 따라 시각적, 정서적으로 새로운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독특한 연출법은 촬영지 인근에서 펼쳐진 한 서커스단의 코끼리 퍼레이드에 모든 스텝과 배우들이 갑자기 달려가게 만들기도 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나눈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 중 하나가 뉴욕거리 한복판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촬영이었던 것이다.
장르의 구속을 거부한 스토리, 평범함을 거부한 창조적인 촬영방식, 그리고 매 테이크마다 자유롭게 각자의 연기역량을 펼친 배우들까지 완벽한 호흡이 함께 한 영화. 바로 <이터널 선샤인>의 사랑이 새로운 이유다.